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독일에 와서 정말 제대로 느낀게 하나 있다. 금요일 이후에, 스케쥴 표에 우리팀만 이름이 빠져있어서, 채워넣야하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아무도 답이 없었다. 그러다 다음 월요일에, 다른 사람이 이야기를 다시 꺼내서, 채워넣야 하니 미팅을 하자고 했더니 다들 참여했다. 미팅에서 screenshare 할사람이 없어서 조금 기다리는 공백이 있었는데. 이때라도 나섰어야 했는데 머뭇거렸다. 아무일도 아니었음에도 말이다. 그러곤 빈 slot 에 각자 이름을 넣을 사람을 찾는데 저마다 자기 이름을 넣어달라고 했다. 나는 기회를 기다렸다가 말하려고 했는데. 내가 말할 틈을 주지 않았다. 진짜 모여서, 자기가 되는 시간은 주저없이 자기 이름을 넣어도 된다고 바로바로 말했다. 그렇게 약 5분만에 미팅이 끝났다. 공정한 분배나 이런건 말하지도 않았다.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모두가 서로 돕고 돕는다. 그런데 도와달라고 말을 해야한다. 그러면 언제든 도와준다. 하지만 말을 해야한다.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해야한다. 내가 하겠다고 해야한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야한다. 뭔지 잘 모르겠다고, 내가 할 수 있다고, 말을 해야한다. 쭈볏쭈볏 머뭇머뭇 하면 기회가 날라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