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도 100의 환경에서. 나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

 주입식 교육의 단점이라기엔 스스로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소극적인 성격이라기엔 소극적인거랑 일 하는거랑 무슨 상관인가.


양으로 치는거. 이거이거 이렇게 해. 라고 누가 정해주는거. 이런건 밤을 새고, 주말을 써서 한다. 그리고 혼자 뿌듯해한다. 해냈다. 이러면서. 


하지만 빈 종이와 연필을 주고. 한번 해봐. 하면 못한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리서치를 해야한다고 해도 뭘 어떻게 서칭 해야하는지 감이 안잡힌다. 스펙 던져주고 구현해 라고 하면 마음이 편하다.


이런 방식은 남이 봤을때 비효율적이다. 시간을 많이 투자할줄만 알지, 그 시간 대비 효율성을 따졌을때 가치가 높지 않다. 다른 이유도 있지만, 경력에 비해 경험의 깊이가 별로 깊지 않은 이유이다.


논리적 전개를 해내지 못하면,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일단 문제 해결이 힘들다. 하더라도 효율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 


혼자서 생각해내는 힘이 없으면, 평생 남이 던져주는 스펙만 개발하고 살아야 한다. 극히 일부분만 보면서. 그러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가 없다.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연차에 비해 지혜가 없으면 설 자리가 없게 된다. 


그러면 시키는대로만 했기 때문에, 경험도 별로 쌓이지 않는다. 회고 할 것도 없고. 가치있는 경험을 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늦었더라도, 자유도 100이 주어지면. 나만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목표가 무엇인지를 항상 기억하고. back tracking 이 될수도 있다. 전략을 세우고 싸워봐야. 지더라도 배우는게 있고 발전이 있다. 


on-site 테스트를 하더라도. 내가 참여했을때 나는 그냥 노트북만 들고 갔다. 내가 참여하기로 했을때, 어디로 몇시까지 뭘 들고 가면 되는지만 생각했다. 가서 뭘 할지는 아무런.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가서는 시키는대로, 따라다리면서 이슈보면 되겠지 라고 머릿속엔 있었던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슈 나오면 로그보고 원인 찾고. 확인해서 전달하는 전달자 역할밖에 못했다. 


그런데 회사 팀원은 on-site 테스트가 잡히자, on-site 테스트를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prepare ticket 을 만들어 sprint 에 pull in 했다. 다른 on-site 테스트 진행하는 동료들과 미리 회의를 하고, 뭘 테스트할지, 이번 방문의 목표가 무엇인지 정의를 하더라.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소풍가듯 on-site 테스트에 참여하는 나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테스트 할 티켓이 있어 테스트를 하려고 했는데. 나는 그냥 프로그램 돌려보고, job 취소했다가 resume 했다가 하는 테스트 정도 해보면 되겠지 했는데.


티켓 아래 comment 에 테스터를 위한 항목들이 있었는데,  real world 를 고려한 테스트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배터리 충전 노드에 도착했는지, 메뉴얼 모드에 있는 경우,  job 을 끝낸 경우,  오토매틱 모드에 있는 경우, 배터리가 100% 이면 다시 온라인이 되는지. offline 으로 바뀌는지. 위치가 바뀐경우. 등등에 대한 리스트가 있었다. 나는 거의 전부를 놓치고 있었다. 이게 없었으면 나는 테스트를 제대로 못하는 것이었다. 테스트를 안한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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