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영어 공부 방법은 뭘까
영미권에 태어나지 않은, 어렸을때 살다온것도 아닌. 토종 한국인의 영어 공부 과도기. 지금 내 수준에 나에게 맞는 공부법은 뭘까.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시간 낭비를 최소화 할까.
초급은 쉽다. 채워야할 지식도 많고. 단어, 문장구조, 기본 회화표현들.
고급은 단순하다. 이미 일정 수준에 올라섰으니, 쉐도잉을 하면서 계속 쌓아가면 된다.
중급은 모르겠다. 어디까지가 중급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중급에서 고급으로 가기 위해 뭘 해야하는지도.
동료들에게 인사할때 "안녕?" 을 한국어로 생각한 다음 영어로 바꿔서 Hello 라고 하지 않는다. 이정도는 입에서 바로 나온다. 그런데, 에어프라이를 사서 자랑을 하고싶은데, "에어프라이어를 쓰면 막 베이커리에 나온 갓 구운 빵처럼 뜨끈뜨근하고 신선한 빵으로 만들 수 있데." 라는 말은 분명 머릿속에 한국어로 떠올린 다음 영어로 번역을 시도하다가 실패해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생각을 영어로 말해야하는데. 바로 생각이 영어로 나오기 전에 그 생각을 영어로 하지 못하니까 한국어로 하고, 그걸 영어로 바꾼다. 생각이 필요 없는 단순한 인사는 나에게도 관습이 되었다. 문화의 일부분이 되었다. 이럴때 이런말을 쓰는구나, 가 체득이 된것 같다.
원어민은 생각도 영어로 하겠지. 이런 의사표현을 하고싶을때는 어떻게 말한다는게 이미 수많은 경험에 의해 어렸을때부터 쌓여왔을테니, 몸에 베어있겠지. 당연한거지만. 어쨌든 내 언어는 이미 내 배경과 경험과 학습에 의해 굳어져버렸다. 거기에 새로운 것들을 더하려고 하니 짧은것만 되고 긴것은 안되는 것이다.
그때의 struggling을 다시 떠올려보면. "에어프라이어를 쓰면 막 베이커리에 나온 갓 구운 빵처럼 뜨끈뜨근하고 신선한 빵으로 만들 수 있데." , 내가 아는 chunk 들 중에 이런식의 표현을 할 때 쓰는 문장 구조나 chunk 는 없었다. 갓 구운듯한 을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른다. 뜨끈뜨끈하고 신선항 빵을 fresh 라는 단어만으로 표현하기엔 부족했는데 대안이 없었다. 내가 표현해고 싶은게 갓 구운, 뜨끈뜨근하고 신선한, 이었는데 이 두 단어에 매칭되는 단어를 몰랐고, 문장 구조나 "when was the last time?" 같은 chunk 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 문장을 말 할수 없는 것이다.
짧은 문장은 나오고, 긴 문장은 안나오는건, 긴 문장에 쓰이는 표현들에 적절히 매칭되는 영어 표현을 잘 모르고. 긴 문장 구조에 쓰이는 형식이나 chunk 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걸 채워야 하네. 이 매칭과. 구조들을.
머리가 아픈건 단순히 1:1 매칭이 아니라는 것이다. N:N 이다. 어떤 곳에서 어떤 곳으로 내 위치가 바뀌었을때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한국어가 있고 영어가 있는데, 그게 또 사전적 뜻대로 1:1 이 되지 않고, 영어에 없는 표현, 한국어에 없는 표현들이 있고. 우리가 쓰는 말에는 또 한자도 많아서.
거기다 문화적인 차이까지.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에 영어자막을 켜고 보면 어색함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 말이 이렇게 번역된다고? 싶은 것이다. 단적으로는 부하 직원이 상사의 사무실에서 이야기가 다 끝난 뒤 사무실을 나가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는 장면에서 영어로 "good bye" 라고 나오는데. 그게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적절한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도 않는다.
부족한 속도, 부족한 말하기 연습 시간을 채우기 위해 쉐도잉이 내게 맞는 방법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것 같다. 영작 훈련이 아직은 부족하다. 영작 자체가 어려운데 속도가 무슨 소용인가. 말하기 시간이 부족한건 맞지만 그 시간을 따라말하기로 채울게 아니라 내 생각을 말하기로 채워야 한다. 그게 몸에 익숙해지는 훈련이 먼저다. 쉐도잉을 30분씩 하기보단 내가 직접 30분동안 말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30분동안 영어로 내 생각을 말한다니. 생각만해도 머리가 아프다. 불가능하다. 그러니 이게 내 부족한 부분이고 올 한해동안 채워 넣어야 할 부분이다. 쉐도잉에서 영작 훈련으로 방향을 바꿔봐야겠다.
안녕하세요. 좋은 글이 많네요. 저는 벨기에에서 프랑스어 액센트있는 영어를 알아듣느라 한참 걸렸습니다. 아직 얼마 안되셔서 그럴텐데 좀 지나면 금방 적응하실 것 같습니다. 코로나라서 사람들을 못 봐서 더 힘드실 수도 있겠네요.
ReplyDelete저는 열심히 공부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미드를 영어자막 깔고 한참 봤는데 그게 크게 도움되었습니다. 동료들 맥주마시러 나가면 꼭 따라가서 못 알아들어도 이야기하구요. 혹시나 참고하세요.